한번 갔던 길은 다시 가지 않는다

 

프랑스의 상징하면, 우리는 '에펠탑'을 떠올립니다.
그 웅장한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또한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합니다.
만약 '에펠탑'이 처음에 미국에 세워졌다면 어떠했을까요?
아니 영국이나 일본에 세워졌다면 어떠했을까요?
물론 그렇게 됐다면 지금 '에펠탑'은 다른 이름으로 다른나라의 상징이 되어있을것입니다.

다시말해서 '에펠탑'은 무국적(無國籍)의 디자인 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에펠탑'은 프랑스의 상징이며, 곧 프랑스는 '에펠탑'으로 상징됩니다.
그 이후 무수한 아류(亞流)들이 세계곳곳에 세워졌지만, 그 나라의 상징이 되지못했습니다.
왜 일까요?

여기서 우리는 미래선점(未來先占)의 중요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상징인 '에펠탑'이 프랑스의 그 수많은 아름다운 성(Castle)들을 제치고
프랑스의 상징이 될수있었던 것은 프랑스인들의 탁월한 미래를 보는 안목에서 기인되는데.
이는 그들의 상징을 그들의 유구한 역사에서 찾은것이 아니라, 미래에서 모티브를 찾아
발빠르게 이를 실행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유럽의 성(Castle)들을 구별할 수 없듯이, 그들도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궁(宮)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즉 우리만이 우리것이라고 주장하여도 외부에서는 별로 구별이 않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의 것은 소중하고 잘 계승해야 하겠지만, 첨단의 디자인에서 조차도
'한국디자인'하면 우리는 '태극', '하회탈', 부채춤', '방패연'등을 모티브로 과거에 집착
하고있습니다. 과거로만 치닫는 '한국디자인'은 이제 소재도 고갈되었고, 중국이나
일본디자인의 선점(先占)에 밀려, 이제는 세계에서 '미아(迷兒)'로 전락하였습니다.
마치 우리가 태국이나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전통춤을 구별하기 힘든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디자인'이 세계에서 자리매김하고,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디자인'을
표방할 수 있는길은 과연 있는가?

과거 전파나 인터넷매체가 발달하지 않았을 때에는 국지적(國地的)으로 문화가 전파되었습니다.
자연히 강대국이 세계문화를 이끌었습니다. 엄청난 양의 홍보매체나 잡지등이 세계에 뿌려지고
우리들은 그저 새로움에 놀라고 이를 따라하기에 바빴습니다. 우리는 세계문화는 당연히
서방 강대국에서 오는것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추종했습니다. 감히 세계문화를 이끌어 보고자
하는 시도도 할수없었고, 길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매체가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이제는 아프리카의 어느 시골 화가의
작품도 웹상에서 볼수 있고, 내가 오늘 올린 디자인을 전세계 1억8천만이 넘는 네티즌들이
볼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웹이라는 강력한 매체를 통해 프랑스의 '에펠탑'처럼 인터넷이라는 사이버공간에
'한국디자인'을 세울수 있게된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것을 과거가 아닌 미래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한국디자인을 세계에 표출할수 있는 길입니다.
우리는 얼마전 월드컵을 통해 매우 경이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우리에게 조차도 처음있는 일이었고, 세계가 놀랐습니다.
이제 그 시청앞의 붉은 물결은 우리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바로 무국적(無國籍)의 문화를 우리가 선점(先占)하므로써 어느나라에서 어떤 멋진 광장응원을
해도 이제는 우리의 아류(亞流)가 될뿐입니다.우리는 하나가 되어서 놀라운 힘과 문화를
창조하였습니다. 바로 우리 한국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그것입니다.

"한번 갔던 길은 다시 가지 않는다"는 말은 시각디자인에서 철저히 적용되어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함이 무척 아쉽습니다.
우리 디자이너들도 스스로 카피에 대해 매우 둔감해서 모방이 제2의 창조라는 미명아래
스스로를 속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카피는 절대 하지마십시요. 카피는 디자이너의 최대의 수치입니다.
오히려 제가 알고있는 한 비슷한 디자인이 있다면, 저는 반대길을 택하겠습니다.
그 길이 바로 새로운 디자이너의 Creative길입니다. 진정 여러분들이 디자이너이기를 원한다면,
그 입에서“모방에서 창조”라는 말이 나와서는 않됩니다. 순수한 나의 창조적 디자인 이거나,
아니면 많은 조사나 서핑을 통해서 흐름을 파악하고 내안에서 그것이 소화가 된후 분출되는
그런 디자인이어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조용히 물어보십시요... 나의 작품은 모방에서 부터 온것인가?
아니면 내 내면의 것의 분출물인가?
디자이너 스스로는 잘 아실겁니다.

만약 클라이언트나 상사가 카피를 요구한다면, 당당히 거절하십시요.
거절할 용기가 없다면, 당신은 디자이너가 될 자격이 없습니다.
이는 우리와 세계 디자인의 수준격차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한국디자인'을 세계에 표방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가져올것입니다.

이제 디자인강대국이 세계선진국입니다. 이런현상은 우리나라에게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과거 몇백년이 걸렸던 강대국의 자리가 이제는 불과 몇십년안에 판가름이 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의 작품 하나하나가 바로 '한국디자인'을 나타내고 있다는것을 잊지마십시요.
여러분들은 사명감을 가지셔야 합니다.

무국적(無國籍)디자인의 선점(先占)을 통한 한국디자인의 표방...
이는 한사람이 할수 있는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단결하여 한소리를 낼때 가능한것입니다.
마치 6월 그광장에서 우리가 목놓아 외쳤던것 처럼...

"대~한민국!"

...^L^

 

< Back to list